본문 바로가기

뉴스 Global

시청자 광장 > 시청자 제보

공유 인쇄 목록

<뉴스G> 달콤한 속삭임 '거짓말'에 대하여

문화, 뉴스G, Books

선민지 문화캐스터 | 2015. 04. 02

[EBS 뉴스G] 

어제는 즐겁게 거짓말을 하는 날, 만우절의 역사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그렇다면 거짓말은 도대체 언제부터 

등장했을까요? 개인의 사소한 거짓말부터 세상을 흔들 만큼 

엄청난 거짓말까지, 역사를 움직인 달콤한 속삭임들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리포트]

 

거짓된 말과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며 

그것이 진짜라고 믿는 증상,

바로 ‘리플리 증후군’입니다.

  

리플리 증후군을 겪는 이들은 

현실과는 다른 거짓말의 세계를 지어내 

주변을 완벽하게 속이는데요.

  

1970년대 정신병리학자들이 

새로운 연구 대상으로 지목하며 관심을 모았지만

철학자들에게 거짓말은 

이미 오래된 담론의 대상이었습니다.

  

16세기 철학자 몽테뉴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저주받을 악덕이라고 비난했고

프리드리히 니체는 거짓말을 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거짓말에 보다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거짓말에 대한 논란만큼이나 기나긴 거짓말의 역사는 

신화 속에 먼저 등장합니다.

  

트로이와 그리스의 전쟁이 한창이던 기원전 12세기,

그리스가 무려 10년 동안이나 

트로이 성벽을 뚫지 못하자

그리스는 거대한 목마를 만들어 마치 선물인 척 

트로이 성 안으로 들여보내는 데 성공하는데요.

  

이후 목마 안에 숨어있는 병사들이 나와 

성을 포위하면서 트로이는 결국 멸망했고 

‘트로이의 목마’는 지금도 거짓말, 위선의 의미로 

쓰이고 있죠.

  

신화 속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19세기 후반 프랑스 육군 장교였던 

알프레드 드레퓌스는

군사 기밀을 독일에 넘겼다는 이유로 유배를 당합니다.

  

2년 뒤 진범이 나타났지만 그는 거짓말을 늘어놨고

프랑스 정부는 그 거짓말을 덮는 거짓말을 하는데요.

  

이후 프랑스 국민들은

드레퓌스의 무죄를 주장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양분되며

수년을 분열된 국가에서 살아야 했죠.

  

인류 최초의 조상을 찾는 여정에도 

거짓말은 있었습니다.

  

1912년 영국의 고고학자인 찰스 도우슨 

잉글랜드 필트다운 지역에서 

현생 인류 이전의 인류 화석을 발견했다고 

보고하는데요.

  

학계에서는 유인원과 인간 사이에 

잃어버린 고리를 찾았다며

이 유골에 ‘필트다운 인’이라고 이름을 붙였고 

필트다운 인은 이후 30년 동안이나 

원시 인류로 믿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1953년 필트다운 인이

현생 인류의 머리뼈와 오랑우탄의 턱뼈, 

침팬지의 치아 화석으로 

재구성됐다는 것이 밝혀졌고

인류사 전체를 속일 뻔했던 한 학자의 거짓말은

끝이 나게 됩니다.

  

수많은 소설과 영화 속에서 단골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러시아 황실의 마지막 공주 아나스타샤.

  

1918년 러시아 혁명 당시 

살해됐다고 알려진 아나스타샤가 

실은 생존해있고 그게 바로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있었는데요.

  

안나 앤더슨이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실제 아나스타샤의 외모와 흡사했고 

황실의 내막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실제 아나스타샤라고 믿었지만

2007년 DNA 분석 결과 

그녀의 이런 주장은 거짓으로 밝혀지기도 했죠.

  

문학 비평가인 조지 스테이너는

좋든 싫든 우리는 모두 타고난 거짓말쟁이라고 평하며

거짓말은 인간 발전에 필수 불가결하다고 

발언했는데요.

  

천적을 만나면 죽은 척하거나 

몸의 색을 바꾸는 동물들처럼

거짓말은 정말 인간 존재의 일부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선민지 문화캐스터 mjsun@ebs.co.kr / EBS NEWS

트위터 페이스북

인쇄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