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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G> 여자아이는 몇 페이지에 등장하나요?

문화, 유아·초등

김이진 작가 | 2019. 06. 17

[EBS 뉴스G]

동화 '빨간 모자'와 '잠자는 숲 속의 공주'는 출판된 지 300년이 넘은 고전인데요. 누구나 그 줄거리를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이 동화들이, 도서관 어린이 코너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지금의 아이들에겐 어떤 교훈도 주지 못한다는 평가 때문인데요. 수백 년 된 고전부터, 현재 인기 있는 아동도서에 이르기까지, 어린이 책이 놓치고 있던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뉴스g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잠자는 숲 속의 공주’와 ‘빨간 모자’ - 두 작품엔 공통점이 여럿 있습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던 두 이야기는 1697년,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가 펴낸 이야기책에 실리며 수세기에 걸쳐,‘어린이 명작동화’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출판 320년 만에, 두 작품은 ‘퇴출 위기’라는 같은 운명을 맞게 됐죠. 

 

아동도서 600권을 검토한 바르셀로나 학교 위원회는,3분의 1에 해당하는 200권의 도서가 아동들에게,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학교 도서관 책장에서 퇴출시킬 200권의 목록에 '신데렐라'를 비롯해,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빨간 모자’도 포함되었죠. 

 

아동 모두가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을 갖지 않도록 교육하는 지금- 

 

320년 전의 이 두 작품에선, 어떤 교육적 가치도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최근 출판된 아동도서들은, 시대의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을까요? 

 

베스트셀러 아동도서 100권을 성평등의 관점에서 심층 분석해, 2018년에 발표된 영국의 한 보고서-

 

남자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비율은 80대 20-, 주도적인 역할 또한 남자 주인공이 두 배 많았습니다. 

 

괴물이나 악당 역시 대개 남성으로 그려졌죠. 

 

동물을 의인화한 경우, 새와 고양이, 곤충 같은 작고 약한 생물은 암컷으로 용과 호랑이 같이 강한 동물은 수컷으로 표현되어 있었죠. 

 

성별 고정관념을 깨뜨린 아동도서가 큰 호응을 받았던 호주- 

 

하지만, 정작 아동 인기 도서에 담긴 남성과 여성은, 과거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6세 미만 유아에게 책을 골라 줄 경우, 책에 등장하는 ‘성비’와 ‘성차별적 요소’를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을 당부합니다. 

 

여섯 살이 넘으면 책 속, 성차별적 요소를 스스로 인식할 수 있지만 책에 나온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6세 미만은, 오히려, 책을 통해 강한 성별 고정관념을 배울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며 상상하고, 성장하는 아이들- 우리 아이들의 책꽂이엔 어떤 남자아이와 어떤 여자아이가 살고 있을까요? 

김이진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