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BS 공감시대 인터뷰

공유 인쇄 목록

택배기사 등 특수근로종사자와 예술인의 고용보험 적용 정책

공감시대 인터뷰

| 2018. 08. 2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EBS FM 공감시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EBS에 있습니다.

======================================================

■ 방송 : EBS 라디오 FM 104.5 (18:00 - 20:00)
■ 진행 : 최영일 앵커
■ 대담 : "택배기사 등 특수근로종사자와 예술인의 고용보험 적용 정책"(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



이 정책 왜? 함께 하겠습니다. 보험설계사나 택배기사와 같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과 예술인들은 고용보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달 31일에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예술인의 고용보험 적용방안을 의결했는데요. 어떤 정책이고 남아있는 쟁점은 무엇인지 경희대 김병민 교수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를 한 번 나눠보겠습니다. 김 교수님, 어서 오세요.

김병민> 네, 안녕하세요.

최영일> 사업주와 근로계약을 맺고 거의 직장인과 다를바 없이 일하고도 고용보험이 적용되지 못했던 분들이 있는데요. 앞서 얘기했듯이 특수고용노동자, 그리고 예술인이라면서요?

김병민> 특수고용노동자라고 하면 조금 말이 어려울 수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분들이 보험설계사입니다. 인원이 한 33만 명 정도라고 하니까 굉장히 많은 수라고 볼 수 있는데요. 실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거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요. 또 우리 주변에서 적지 않게 볼 수 있는 분들, 학습지 교사, 택배기사 분들, 최근 숫자가 꽤 많이 늘어나고 있는 대리기사, 신용카드 모집인 이런 분들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고 합니다. 흔히 말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고 있는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중간 정도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예술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문학, 미술, 사진, 음악 등 여러 형태의 예술인이 있는데 그중 가장 많은 수를 점유하고 있는 분들은 미술과 관련된 예술인들이고요. 

최영일> 그림 그리는 분들을 비롯하여.

김병민> 네, 맞습니다. 그리고 음악에 종사하는 연극, 영화 등을 합쳐서 총 5만3199명의 예술인 근로종사자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데 이건 예술인복지법에 따른 증명 완료자만 집계된 거라 실제로 종사자들을 따지면 39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최영일> 훨씬 더 많군요.

김병민>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도 현재 산재보험 가입자로만 집계된 게 47만 명이니까, 이것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집계한 조사에서는 23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최영일> 차이가 커요.

김병민> 대한민국 노동자 분들 중 상당수가 해당되기 때문에 이분들에 대한 근로형태의 혜택 논의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거죠.  

최영일> 그럼 잠재적으로 많게 보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예술인이 총 270만 명 가까이 되는 거고요. 또 최소한 적게 봐도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47만 명, 예술인이 5만여 명 이렇게 됩니다. 이렇게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특수형태고용근로자, 예술인을 위해 정부가 고용보험 적용을 추진한다는 내용인 거죠?

김병민> 네, 맞습니다. 내년부터 특수고용노동자, 예술인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고용보험 적용을 추진하겠다고 하는데요. 문재인 정부 들어서 이들의 고용안전성 문제 해결을 정부의 국정과제로 추진해온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고용보험위원회에서 특수고용노동자와 예술인의 고용보험 적용 방안을 최종적으로 논의하겠다고 심의, 의결된 상황이고요. 한국노동연구원에서 특수고용노동자 2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응답자의 71.7%는 고용보험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현재는 근로계약을 맺어도 용역 등의 형태로 계약되어있는 거라, 정확히 말하면 용역, 도급, 위탁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되어 온 겁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앞서 설명 드렸던 보험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휴게나 휴가를 보장받지 못하고 4대 보험이 적용되지 않을뿐더러 지금 얘기하고 있는 고용보험도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라 고용보험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고용안정성을 위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게 정부의 정책 방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영일> 그러니까 이 분들이 대부분 성과급 형식의 보수를 받으셨다는 거죠.

김병민> 근로계약은 하지만 용역, 도급, 위탁 계약 형태로 자영업과 흡사하게 일을 하고 계신 거죠.

최영일> 고용계약, 그리고 이분들이 일을 그만 둘 때는 해고가 아닌 계약해지의 형태로. 택배기사, 퀵서비스 기사, 대리기사,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도 있어요. 해고냐 해지냐 이게 쉽지 않아 보이는데. 그럼 앞으로 일반 직장인처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건가요?

김병민> 네, 맞습니다. 지금 비자발적인 이직자, 그리고 일정수준의 소득감소로 인한 이직자 가운데 이전 24개월 동안 1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한 자에 한해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있는데요. 월평균 보수의 50%, 하루의 상한은 6만 원이거든요. 이렇게 똑같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거고 지급기간도 90일에서 240일 기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육아휴직 급여는 부정수급 관리 어려움 때문에 지급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그럼에도 모성보호 급여 가운데 출산 전후 휴가급여에 상행하는 급여도 받을 수 있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최영일> 퇴직과 이직이 잦은 직종이에요. 이것이 회사 측의 기인하는 것인지 개인의 결정으로 이직한 것인지에 따라 경우가 다를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다른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실업급여를 보장해준다는 게 일반적인 직장인들의 실업급여죠. 그럼 실질적인 도움은 당연히 될 것 같은데 문제가 있습니다. 경총과 재계가 반발하고 있다면서요. 왜 그런 건가요?

김병민> 정부 방식이 나오자마자 경총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경총은 경영자총협회의 약칭이죠. 실익보다 부작용이 크므로 재검토 되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는데요. 왜 부작용이 더 크다고 얘기하냐 하면 특수형태근로자는 실질적으로 위탁계약만 맺고 출퇴근 시간에 구애 없이 자율적으로 사업을 수행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근로기준법이 규정하는 근로자와 동일하게 실책규정을 적용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얘기하는 거죠. 회사와 근로계약을 맺고 일하는 근로자와는 형태가 다르다고 규정하고 있는 거고요. 만약 이와 같이 특수형태근로자에게 고용보험 적용을 하게 되면 경영상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용보험을 회사가 일부 부담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종사자 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비용이 증가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이런 비용이 전가되지 않겠는가. 굉장히 고전적인 반응이라고 볼 수 있죠. 사실 이것보다 조금 더 설득력 있는 내용은 첫 번째로 고용보험에 대해 노동자들도 일부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고용보험을 강제적용하고 나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많은 국민들이 여전히 지적하고 있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만 실업급여를 계속 받을 경우 애당초 이야기하는 고용의 안정성이라는 취지와 달리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현재 경총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영일>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일부로 직장을 그만 두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김병민> 맞습니다.

최영일>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얼마나 열악한 상황일까 하는 고민도 들고요. 또 이런 고민도 있어요. 반대 측에서 출퇴근 시간에 대해 얘기했는데 지금 오히려 정규직들도 주52시간 단축근무 시행으로 유연근무, 자율적으로 근무하는 것, 심지어는 재택근무의 활용을 하고 있죠. 그리고 저희가 ‘대한민국 OOO으로 산다는 건’이라는 코너에서 택배기사 분과도 인터뷰를 했는데 밤늦게까지 하루 배달량을 소화하기 위해 정말 땀 흘리고 고생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여기에 시간을 들이대면 사실 초과근로에 대해선 어떤 입장을 낼 건지 복잡한 문제가 많을 것 같아요.

김병민> 주52시간 문제와 맞물리면 아마 굉장히 복잡해질 겁니다.

최영일> 특수고용노동자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다, 정작 특수고용노동자들도 보험료 부담 때문에 보험 적용을 원치 않는다.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통계는 71% 이상이 원한다고 얘기를 했었죠. 이렇게 특수고용노동자의 처지를 우려한다고 하지만 결국 이런 느낌을 국민은 갖지 않나 싶어요, ‘핵심은 회사 측의 비용부담 아니겠나.’ 보험업계는 대놓고 대응방침을 내놓았다면서요?

김병민> 맞습니다. 보험업계는 보험설계사가 자발적으로, 선택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의무가입 대상에는 포함시키지 않는 방안으로 대응하는 게 어떻겠냐고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면서 보험설계사 분들이 원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조금 전 비용문제를 말씀해주셨는데 당장 고용보험을 의무가입 하도록 하면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과 근로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있잖아요. 보험사가 부담하는 비용이, 제가 봤을 땐 그렇게 비싸지 않은 것 같은데 연간 한 435억 정도 됩니다. 연간 435억을 쓰고 근로자의 안정성이 보장될 수 있다면 저는 괜찮은 금액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실제 이것보다 문제가 되는 건 이게 고용보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들을 근로자로 인정했을 경우 4대 보험으로까지 확대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는 것 같아요. 4대 보험으로,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고용보험 가입 의무로 확대되는 순간 아까 말했던 연간 435억이 아니라 연간 6천억 원이 훌쩍 넘는다는 겁니다. 이렇게 될 경우 보험사 입장에선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러면 결국 노동자에 대한 고용안정성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건데요. 중간 정도 선의 조정방안이 없는 건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최영일> 그러네요. 다음 수순을 기업들은 보는 거네요. 고용보험이 납부돼야 실업급여가 지급되는데 보험설계사는 33만 명이 조금 넘는다고 얘기하셨으니까 435억 원의 고용보험 부담이 문제가 아니라 4대 보험으로 확대되면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까지 연간 6000억 정도의 비용부담으로 늘어날 수 있다. 결국 이 문제의 본질은 특수고용노동자들과 예술인들의 근로자성, ‘무슨 무슨성’하면 굉장히 추상적으로 들리는데 어쨌든 근로자성, 노동자성을 인정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 아닙니까?

김병민> 맞습니다.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중간 형태에서 특수고용직 근로자들의 처우가 정해져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인식이 가능한가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계속될 수 있는 상황이라 보이고요. 그럼 외국 같은 경우 어떻게 이 문제를 바라보는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독일과 프랑스 같은 경우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해 4대 보험 적용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앞서 얘기한 보험사들이 이러한 해외사례를 먼저 본 게 아닌가 생각하고요. 대한민국이랑 고용형태가 굉장히 흡사한 일본의 경우 설계사를 준임직원, 계약직으로 고용한다는 겁니다.

최영일> 우리나라로 치면 계약직.

김병민> 그렇죠. 근로자성을 인정하면서 고용보험을 의무가입 하도록 하는 상황인 거죠. 어찌 보면 특수고용직근로자가 자영업 형태로 시간과 근무가 자유로울 수는 있지만 해당 회사와 계약을 맺고 회사를 위해 상시적인 형태로 일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저는 개인적으로 노동 문제에 있어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건 좀 당연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리고 지금이야 우리가 오랜 기간 동안 회사에서 9시부터 6시까지 일하는 ‘9to6 제도’가 익숙하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이런 근무형태가 완전히 뒤바뀔 거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노동에 대한 근로자성을 어떤 방식으로 인정하고 계약형태를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상당한 고민이 필요하고요. 지금 우리가 특수고용직 얘기를 한 거고요. 예술인 문제는 조금 더 심각합니다. 앞서 실태조사에서 파악한 예술인 숫자가 들쑥날쑥하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또 일하는 걸 보면 일이 들어왔을 때 일하고 그러는 부분이 있는데 그러다 보니 기본급, 고정급이 따로 책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거든요. 그럼 예술인에 대한 고용보험 문제는 어떻게 따질 것인지, 근로자성 인정 문제 등 훨씬 더 어려운 과제라는는 생각이 듭니다.

최영일> 그래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왜냐하면 정형화하기 어려우니까. 그런데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같은 경우 명함을 보면 OO생명, OO화제 이렇게 되어 있어서.

김병민> 그 회사 직원 같죠.

최영일> 소비자 입장에선 직원이라도 느끼고. 택배기사 같은 경우 트럭에도 로고가 박혀있고 유니폼을 입고 일하는데 노동자가 아니라 자영업자라고 하면 난감하죠. 또 한 가지 문제가 특수고용노동자와 예술인의 고용보험에 대한 정확한 요구를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당사자들의 입장을 잘 모른다는 얘긴데. 경총은 아까 말씀하셨지만 보험연구원 연구결과를 근거로 특수고용노동자의 83.5%가 고용보험 강제적용을 반대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펼쳤고요. 한국노동연구원 조사는 71% 이상이 고용보험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조사기관의 성격에 따라 결과가 너무 다른 거 아니에요?

김병민> 학계에 계신 분들이나 통계를 연구하는 분들은 어떤 방식으로 설문지를 작성하고 어떤 형태에서 응답을 받았는지에 따라 굉장히 상이한 조사결과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입장이 다를 때는 보험회사, 보험에서 일하고 있는 보험설계사 분들이 모여서 같이 특정 조사기관을 선정하고 거기서 공평하게 조사해서 연구결과를 발행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되는데요. 말씀하셨던 보험연구원에서 발표한 조사결과를 보니까 설계사들 중 78.3%가 개인사업자를 선호한다는 겁니다. 고용보험 의무화에 대한 찬성 비율은 16.5%에 불과한 겁니다. 그럼 정부가 이렇게 정책을 추진할 수 없는 거거든요. 그런데 또 다른 조사결과, 2016년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보험설계사 중 74.6%가 고용보험 가입을 희망한다고 나왔거든요. 이렇게 차이가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두 가지 관점이 다 있는 거예요. 고용보험을 드는 건 좋죠, 나의 고용안정을 위해서. 하지만 고용보험을 듦으로써 비용이 발생해 나의 소득이 줄어든다. 그리고 나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그럼 또 달리 생각할 여지가 있는 거거든요. 이 기준점을 명확하게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응답에 차이가 나타났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영일> 조금 더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국가기관이라든지 누가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예술계에서도 정부 방안이 예술계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데요. 예술인은 9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할 경우 실업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는데 이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고요?

김병민> 네. 9개월 이상 고용을 지속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거기서 보험료를 납부해야 그 기간이 지나고 나서 실직 상태에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건데 9개월을 일한다, 저희도 방송 일을 하면서 한 방송에서 9개월 이상 일한다는 건 꽤 긴 시간 일하는 거라 볼 수 있죠. 특히 드라마를 제작하거나 영화를 제작하는 경우 3, 4개월 안에 정리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면 9개월 기간 동안 회사와 맺고 있는 상황 자체가 쉽지 않은 거거든요. 그리고 대다수가 프리랜서 계약을 맺는데 특정 파트를 맡아 프리랜서로 도급계약을 맺을 경우 나조차도 자영업자로 계약하는 건데 내가 스태프를 고용했을 경우 하도급에서 4대 보험 고용부담을 다 떠안게 되는 거예요. 이런 부분에 대한 조정이 있지 않은 상황에서 9개월이라는 기간에 맞춰 그 이상 일해야 고용보험이 적용된다는 건 예술업계의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것 아니냐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그래도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일단 부족한 내용을 다 쏟아내서 추후 입법과정에 적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영일> 앞으로 좀 다양화되어야 하지 않나. 제가 아는 분은 벽화를 그리는 화가 분이신데 지자체에서 두 달 동안 일하라고 불러서 그래피티도 그리고 벽화도 그리고. 한 달 쉬었다가 다른 지자체에서 한 달 반 그리고, 또 6개월 쉬었다가 다른 데 가서 3개월 그리고. 이런 경우 쉽지 않단 말이죠. 또 하나의 난항이 있습니다. 예술인의 경우 고용보험을 부담할 사업주가 애매한 경우가 있다. 그렇잖아요?

김병민> 맞습니다. 예술인, 예를 들어 시립교향악단 같은 경우 굉장히 좋고 고용 안정이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교향악단 중에는 예술인, 전공자들이 스스로 모여 자발적으로 구성한 악단이 있다는 거예요. 이럴 경우 공연이 필요하다고 요청이 들어오면 가서 하는 건데 요청이 없을 경우가 허다하다는 겁니다. 이럴 때 고용보험을 부담하려면 누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냐, 우리끼리 모여서 했는데. 그래서 이런 경우에 한해 정부가 조금 더 예술인들의 특수성을 고려한 고용보험들을 만들어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요. 프랑스에는 엥떼르 밀땅이라고 하는 예술인을 위한 고용보험이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가입한 예술인의 경우 12개월 동안 507시간 이상 정부와 유급계약을 해서 일정요건을 갖추면 약 8개월 정도의 실업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해요. 보험료는 얼마를 내야 하냐면 내가 받는 임금 총액의 12.4%인데 그 중 사업주가 9%, 근로자가 3.3%라고 하니까 노동자들의 부담은 완화되는 거죠. 그래서 고용보험을 납부할 수 있는 사업주체가 명확하지 않을 때는 예술인들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정부가 나서서 이런 제도를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최영일> 파리에 가서 메트로를 탔더니 한 번은 바이올린 하는 분이 오시고 한 번은 랩을 하는 분이 오시는데 다 지자체에서 비용을 준다, 급여를 준다. 예술가들이 공공에 고용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던 적도 있습니다. 어쨌든 재계의 반발, 예술계의 특수성 등 난항이 있기는 하지만 누구보다 짧고 불안정한 일자리에 시달리는 이들인데요. 고용안정망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을 텐데 정책 취지를 거둘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핵심 뭐라고 얘기하고 싶으세요?

김병민> 근로의 형태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에서 시작된다고 보거든요. 앞서 잠깐 설명 드렸지만 지금은 과거와 같은 근로형태에서 벗어나 굉장히 독특하고, 또 지금은 이상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미래에는 그것이 정상일 형태로 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근로를 어떤 방식으로 인정하든지 근로자는 회사를 위해 일하도록 계약을 맺고 있는 주체라는 거고요. 회사와 근로계약이 끊겨 실업으로 생계에 어려움이 생길 때 생계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고용보험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고용안정이 될 수 있도록 어디서부터 접근해야 될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서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영일> 네. 더 많은 목소리가 모여야 될 것 같습니다. 청취자 정인숙 님은 예전처럼 공방 운영으로 소속 예술인을 고용하는 제도여야 근로의 개념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공방제라는 제안도 해주셨습니다. 의미 있고요. 또 최은진 님은 보험설계사 퇴사 시 해당 설계사가 그간 모집한 보험가입자와 관련된 재수당의 지급을 중단하고 그 이전 지급된 수당까지 환수하고 있습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대부분 보험설계사를 자유로이 모집하고 퇴사하게 하는 문화가 변경되면 수익구조상 큰 타격을 입게 되므로 단순 고용 인정만의 문제로 보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수익구조상 복잡한 문제가 있군요. 고용안정이 되면 보험사의 이익에 치명적인 문제가 되는 것이죠. 설계사의 고용불안정에서 보험사의 수익이 발생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구조라고 생각됩니다. 이면에 존재하는 수익구조와 관련된 복잡한 문제를 짚어주셨습니다. 앞으로 다 고려해서 가장 타당한 방법이 나와야겠죠? 오늘 말씀 여기서 정리하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김병민> 네, 고맙습니다.

최영일> 지금까지 경희대학교 김병민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