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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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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역사> 파블로 네루다의 시

책 밖의 역사

전하연 작가 | 2017. 01. 03

[EBS 저녁뉴스]

지난 2010년, 칠레 광산에 갇힌 광부 33명이 69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광부들은 지하 대피소에 갇혔을 때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낭송하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오늘 '책 밖의 역사'에서는 올해로 탄생 113주년을 맞이한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 그가 남긴 시를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2010년 10월 칠레의 광산 붕괴 사고로 매몰됐던 광부 33명이 기적적으로 생환했습니다.

  

광부들은 오랜 시간 지하 대피소에 갇혀 있을 때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낭송하며 구조의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합니다. 


나는 민중을 위해 시를 쓴다, 

그들의 단순한 두 눈 내 시를 비록 읽을 수 없을지라도.

내 삶을 흔들었던 곡조, 한 줄의 시구 그들 귓가에 닿을 날 있으리라.

그러면 농부는 두 눈 들어 하늘을 보리.

광부는 돌을 깨며 미소 지으리.

증기열차 기관사는 이마의 땀을 훔치리.

어부는 파닥거리는 물고기가 두 손을 태울 듯

환히 빛나는 모습 보게 되리.

방금 몸 씻고 깨끗이 차려입은 기계공은

비누 냄새를 풍기며 내 시를 읽으리.

그리고 아마도 그들 모두 이렇게 이야기하리라.

“그 사람 우리네 친구였구나.” 

-파블로 네루다의 시 ‘위대한 기쁨’ 中


올해로 탄생 113주년을 맞은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는 철도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사회의 평범한 노동자들을 위해 시를 썼는데요,


1936년에 발발한 스페인 내전이 그의 시에 크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 내전에서 친구인 시인 ‘가르시아 로르카’를 잃고 전쟁의 잔인함을 보면서 네루다는 시대를 충실히 ‘증언’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세계는 변했고 나의 시도 변했다. 시구 위에 떨어지는 피 한 방울은 그 속에서 숨 쉬고 있을 것이다.

-파블로 네루다


대낮에 광장에서 읽는 시가 되어야 한다. 

책이란 숱한 사람들의 손길에 닳고 닳아 너덜너덜해져야 한다. 

-파블로 네루다


네루다는 광산 노동자들의 지지로 상원의원에 당선되지만 정부를 비판한 연설로 의원직을 박탈당하게 되고 체포령까지 내려집니다. 


이후 오랜 망명 생활을 해야 했죠. 

  

1971년 네루다는 노벨문학상을 받게 되지만 자신이 받은 가장 큰 상은 민중 시인이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삶 자체에서 삶을 배웠고,

단 한 번의 키스에서 사랑을 배웠으며

사람들과 함께 싸우고

그들의 말을 내 노래 속에서 말하며

그들과 더불어 산 거 말고는

누구한테 어떤 것도 가르칠 수 없었다.

-파블로 네루다의 시 ‘책에 부치는 노래’ 中


모든 언어권에서 20세기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고 불리는 파블로 네루다, 그가 남긴 시는 지금도 거리와 광장에서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전하연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