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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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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역사>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책 밖의 역사

전하연 작가 | 2016. 06. 06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프랑스의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이 제작한 ‘생각하는 사람’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품인데요, 이 ‘생각하는 사람’이 

처음에는 독립적인 조각상이 아니라 

다른 작품의 일부분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 ‘책 밖의 역사’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나의 작품 ‘생각하는 사람’은 

그의 뇌, 찌푸린 이마, 벌어진 콧구멍, 굳게 다문 

입술로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팔과 등과 다리의 모든 근육, 꽉 움켜쥔 주먹과 오므리고 있는 발가락까지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오귀스트 로댕

 

1840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오귀스트 로댕은 

열 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조각에 매력을 느끼고 

조각가가 되기로 결심한 로댕은 

열일곱 살 때 국립미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에 입학하길 희망하는데요, 

 

하지만 세 번이나 입학시험에서 낙방하면서 

결국은 생계를 위해 건축 장식하는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는 이 일을 20년 가까이 하게 되는데, 

서른이 넘어서까지 가난으로 고통 받아야 했습니다. 


1875년, 서른다섯의 로댕은 

이탈리아를 방문하게 됩니다.


이때 처음으로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보게 되는데요.

이것은 그의 예술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여행에서 돌아온 로댕은 

서른일곱에 ‘청동시대’를 완성합니다. 


하지만 너무나 사실적인 표현 때문에 

실제 모델에서 본을 떠서 만든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내가 만드는 인물이 

현실성을 지니길 바랍니다. 

나는 아카데믹한 방식을 배척하고 

고대 예술가처럼 스스로 자연을 마주보려 노력합니다.

또한 나는 어디까지나 진실에 대해 솔직하려고 

애쓰기 때문에 장난삼아 멋을 부리는 조각이나 소묘는 하지 않습니다.

-오귀스트 로댕


3년 뒤인 1880년 

‘청동 시대’가 재평가 받으면서

프랑스 정부는 건립 예정인 ‘장식미술박물관’의 

정문 조각을 로댕에게 의뢰합니다. 

 

로댕은 중세의 시인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에서 영감을 받아 

‘지옥의 문’을 제작하기 시작하죠.

  

나는 단테의 ‘지옥편’을 그리며 

1년을 오직 단테와 살았습니다. 

하지만 1년이 다 되어갈 무렵 나는 내 작품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자연을 기초로 하고 모델을 사용해서 작업했습니다. 

- 오귀스트 로댕 


비록 장식미술박물관은 건립이 되지 않았지만 

로댕은 마지막까지,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지옥의 문’을 수정 보완했습니다.


‘지옥의 문’은 높이 6m가 넘는 거대한 문에 

200여 개의 형상이 조각되어 있는데요.


비틀리고 얽힌 몸들이 고뇌와 고통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옥의 문’ 상층부 중앙에는

이 모든 광경을 내려다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 한 남자가 있습니다. 


이 남자는 이후 독립된 작품인 

‘생각하는 사람’으로 발전하게 되는데요, 

이 조각의 원래 제목은 ‘시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단테 혹은 로댕 자신의 모습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로댕의 말대로 사고하는 인간에 대한 상징으로 해석됩니다. 


나는 또 다른 '생각하는 사람'을 고안해냈습니다. 

벌거벗고 바위에 앉아 주먹을 입가에 댄 채 그는 생각합니다. 

풍요로운 생각들이 천천히 그의 머릿속에서 정교해집니다. 

그는 더 이상 몽상가가 아닙니다. 창조자입니다.

-오귀스트 로댕 

  

로댕이 사망한 지 100년 가까이 흘렀지만 

‘생각하는 사람’은 오늘날까지도 시공간을 초월해 

우리 곁에 있습니다. 



전하연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