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뉴스

공유 인쇄 목록

<뉴스G> 세상 모든 책이 머물다 '헤이온와이'

뉴스G, 뉴스人

선민지 문화캐스터 | 2015. 10. 07

[EBS 뉴스G]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 마을, 영국의 헤이온와이를 

아시는지요? 무려 50여 년 전, 한 청년에 의해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이제는 여든을 바라보는 그 청년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헌책방 마을의 리처드 부스 씨가 말하는 책 이야기,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영국 웨일스 지방에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 

헤이온 와이라는 그림 같은 마을이 하나 있습니다.

  

‘헤이’라는 마을 옆에

‘와이’라는 이름의 강이 흐른다고 해서

‘헤이-온-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시골 마을인데요.

  

헤이 온 와이의 또 다른 이름은 

세계 최초의 책 마을입니다.

  

50여 년 전 한 청년이 이곳에 헌책방을 열면서 시작됐죠.

  

인터뷰: 리처드 부스 / '헤이온와이' 창시자

“저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공부했어요. 

이후 모두가 런던으로 갔지만 저는 다른 길인 웨일즈로 갔지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리처드 부스 씨는

모두가 선택하는 안정적인 삶 대신

다른 길을 가기로 결심하는데요.

  

헤이온와이 마을의 낡은 소방서에서

헌책을 팔기 시작한 그는

세상 모든 책이 모인 ‘책의 왕국’을 만들겠다는 

꿈을 꾸게 됩니다.

  

인터뷰: 리처드 부스 / '헤이온와이' 창시자

“우리는 헌책을 팔았습니다. 항공 수송과 더불어 

컨테이너 수송이 발전하면서 미국으로부터 수백만 권의 책을 사들였지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구한 헌책이 점점 쌓여갔지만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의 무모한 도전에 

냉담했습니다.

  

인터뷰: 리처드 부스 / '헤이온와이' 창시자

“사람들은 “헤이온와이에서 어떻게 책을 팔 수 있겠나”라고 묻곤 했어요. 

헤이온와이에어서는 누구도 책을 읽지 않았죠. 

하지만 관광객들이 오면서 상황이 나아졌어요. 

그리고 책은 이 나라 문화의 완벽한 상징이 되었습니다.”

  

낡은 창고가 40여개의 헌책방으로 변모하면서

책의 르네상스가 시작됐고 작은 시골 마을은 

전 세계에서 연간 5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책의 수도가 됐습니다.

  

하지만 리처드 부스 씨는 요즘 고민이 생겼는데요.

  

헤이온와이가 책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헌책의 가치보다는

점점 유명세에만 치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가 책 마을의 대안을 찾기 위해

경기도 군포에서 열리는 한 독서 축제를 찾았습니다.

  

인터뷰: 리처드 부스 / '헤이온와이' 창시자

“저는 2세대 책 마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 군포는 훌륭합니다. 

왜냐하면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1년에 200권의 책을 읽는다는 

리처드 부스 씨.

  

클릭 한 번으로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전자 정보 시대를 향해 씁쓸한 당부를 남겼습니다.

  

인터뷰: 리처드 부스 / '헤이온와이' 창시자

“‘전자 정보는 원자폭탄 또는 자연재해가 닥칠 경우 

파괴될 엄청난 위험에 처해있다’는 구글 대표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위험들을 안고 살아야겠지만 

우리가 손 안에 가지고 있는 것(책)을 잊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영원한 지혜가 손 안에서 살아 숨 쉬는 기분을 

더 많은 이들이 만끽하길‘

  

헌책왕 부스 씨의 끝나지 않은 바람입니다. 

  

선민지 문화캐스터 mjsun@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