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뉴스

공유 인쇄 목록

오래된 미래, 차를 만나다

문화, 체험

이민숙 작가 | 2015. 08. 21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현대인들의 일상이 바빠질수록 한편으로는 긴장을 풀어주고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슬로우 라이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중 생활 속에서 가장 간편하게 휴식을 줄 수 있는

‘차 한 잔’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선조들은 차와 수행을 하나로 볼 정도로 자기성찰의 좋은 

친구로 여겼는데, 현대인들에게 차가 더 필요해지는 이유, 차를 

마시는 사람들을 통해 들어보시죠. 

 

[리포트]

 

여름 휴가철, 모처럼 시간을 내서 

땅끝 마을 해남의 차밭을 찾아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른 아침 눈을 뜨자마자 자연 속을 산책하며 

잠시 일상을 내려놓는데요. 

  

이들이 찾아온 곳은 자연농법으로 조성된 차밭에서 

차를 배우며 쉬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자연 속에서 차 한 잔을 나누며 

모처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인터뷰: 이순기 / 회계사무소 운영

“휴가 때 가족과 같이 (왔는데) 숫자를 많이 보는 직업이라 

숫자를 안 보고자 바닷가를 가려다 이곳에 왔죠. 

이 차는 맛도 맛이지만 시각적인 효과가 좋습니다.”

  

템플스테이처럼 엄한 규율은 없으면서, 

차와 함께 쉬고 싶은 사람들이 

먼 길을 찾아온다고 하는데요. 

  

찻물을 끓이고, 차가 우러나기를 기다리며, 

잔을 나누다 보면 

옛 선조들이 왜 차를 수행의 친구로 여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찻물 끓는 소리가 영혼을 일깨운다’던 

조선시대 초의 선사의 말은 

오늘 우리에게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인터뷰: 오근선 / 다원 운영, 숲 해설가

“단순히 차 마신다 하지 않고 다도라 하는 것은 차 마시기 위해 

물을 준비하고 어떻게 끓이고 찻잔 준비하고 분위기 마련하고 

마음 써서 하는 사소한 것 중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차가 단순히 다도라는 행위를 통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멀리 자연 속으로 떠나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차를 접하면서 

심신의 안정과 몸의 변화를 느낀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차나무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윈난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는,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차가 해독제이자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생활필수품으로 여겨져 왔는데요.

  

실제로 차 속에는 들어 있는 

아미노산이나 갈릭산 같은 성분이 

우리 몸을 이완시켜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즐기는 녹차 외에도 

불로 발효시킨 홍차나 우롱차, 

미생물 발효차인 보이차 등에는 

우리 몸에 좋은 항염, 항산화 성분이 다량 함유된 것이 

국내외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죠. 

  

무엇보다 예전과 달리 복잡하고 다양해진 식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에게 차는 음식물의 소화는 물론,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요. 

  

인터뷰: 박 현 / 한국차문화협동조합 대표. 차 전문가

“(우리가) 먹는 일지를 쓴다면 도저히 기록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음식을 먹는 상황에서 

그 음식들이 몸 안에서 화해시킬 수 있는 제재 중에 대표적이고 전통적, 안정적인 것이 차다.”

  

산업혁명 이후 간편한 커피에 밀려 일상에서 멀어진 차,

하지만 긴 역사 속 인류의 지혜가 녹아 있는 

차 한 잔 속에서 

사람들이 찾는 오래된 미래를 만나게 될지 모릅니다. 

 

 

이민숙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