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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G> 살아있는 시체 '좀비'는 있다!

사회, 뉴스G, Books

선민지 문화캐스터 | 2015. 07. 16

[EBS 뉴스G] 

초복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습니다. 여러분은 

이 여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더위를 날리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공포영화 찾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최근 

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공포의 대상이 바로 '좀비'입니다. 

좀비에 숨겨진 놀라운 이야기, 오늘 뉴스지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클래어비우스 나르시스는 

카르브해 연안의 섬나라, 아이티 공화국에 사는 

평범한 소작농이었습니다.

 

어느 날 고열로 병원에 실려왔다가 죽음을 맞았고

의사와 가족들이 사망을 확인한 후 

1962년 그의 시체는 묘지에 묻혔는데요.

  

죽은 지 18년 뒤 놀랍게도 나르시스는 

다시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흔히 말하는 좀비가 돼서 나타난 겁니다. 

  

살아있는 시체 또는 부활한 시체를 일컫는 ‘좀비’는 

‘신’을 의미하는 콩고어 ‘은잠비’와 

숭배의 대상을 뜻하는 ‘줌비’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첫 등장은 서아프리카의 민속 종교인 ‘부두교’에서 

시작됐는데요. 

  

부두교는 18세기 유럽인들에 의해 

서인도 제도의 아이티와 다른 섬들로 

강제 이주하게 된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로부터 

탄생했습니다.

  

당시 서구의 침략 속에서 아프리카인들을 결속시켜준

힘으로 작용했던 부두교는

특히 1700년대 프랑스 식민 통치 아래 있던 아이티 사회에

독립에 대한 열망과 함께 깊숙이 파고들었죠. 

  

오늘날에도 아이티 전 국민의 대부분이 

여전히 실생활 속에서 부두교의 의식을 따를 정도인데요.

  

이런 부두교의 독실한 믿음 중 하나가 

바로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두교의 사제인 보커가 

흑마술을 부려 시체를 부활시키면 

대신 그 사람은 이전 기억은 물론 

말하는 법과 지성까지 잃고

보커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게 된다는데요.

  

즉, 좀비가 되는 거죠.

  

캐나다 인류학자인 웨이드 데이비스는 

이런 좀비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아이티로 6개월간의 탐사를 떠났고 

1983년 놀라운 사실을 발표합니다.

  

실제로 좀비를 만드는 좀비화 과정이 존재하는데

죽은 사람을 마술로 살려내는 것이 아니라

산 사람에게 약물을 주입해 

죽은 것처럼 만든다는 겁니다.

  

좀비 독약으로 불리는 이 독성 물질의 주성분은

복어의 독인 테트로도톡신과 강력한 환각제인데요.

  

이 독약이 투입되면 

심장 박동을 비롯해 호흡, 혈액 순환 등 

몸의 생리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마치 죽은 것처럼 보이는 ‘가사 상태’에 빠지고

  

뇌가 산소 부족으로 손상을 입게 되면서

깨어났을 때에는 기억과 사고 능력을 

잃게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좀비는 농장주들로부터 

평생 노동력을 착취당하며 

노예로 부려졌다고 하는데요.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좀비가 

당시 하나의 형벌이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로부터 독립 후 법과 질서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던 아이티에서

그들만의 규칙을 어긴 사람들에게 내려지는 좀비 형벌은 

사회의 질서를 유지시키는 수단이었다는 거죠.

  

그래서 당시 아이티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좀비에게 공격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좀비가 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대중문화는 괴기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위협하는 좀비를 탄생시켜

공포를 만들고 있는데요.

  

지구 반대편에서는 좀비가 된 사람들이 

여전히 노예로 팔려나가고 있다는 사실,

이것이 진짜 공포가 아닐까요? 

  

  

선민지 문화캐스터 mjsun@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