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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G> 핵폭탄과 비키니

문화, 뉴스G, Books

선민지 문화캐스터 | 2015. 06. 26

[EBS 뉴스G] 

오늘 연일 무더운 날씨를 주춤하게 하는 단비가 내렸지만 

이른 여름휴가를 맞은 이들로 내일부터 개장을 하는 해수욕장도

있는데요. 여름하면 시원한 바다와 해변을 거니는 비키니 

차림의 여성들이 떠오를 만큼 비키니는 이제 익숙한 여름 

풍경이 됐죠. 하지만 비키니가 이렇게 대중화되기까지는

어려움이 참 많았다고 하는데요. 화려한 비키니 속에 숨겨진 

탄생 비화를 뉴스G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고대 로마시대 벽화 속 여인.

놀랍게도 오늘날의 비키니와 비슷한 옷을 

입고 있는데요.

  

기원전 1400년 경

그리스 고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이 의상은

당시 운동복의 일종이었다고 합니다.

  

용도는 다르지만 상하가 분리된 작은 형태의 옷이

현대 사회만의 산물은 아니었던 거죠.

  

하지만 비키니가 수영복의 이름으로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충격 그 자체였다고 합니다.

  

여성들이 처음으로 수영복을 입기 시작한 곳은 

19세기 프랑스입니다.

  

당시 수영복은 뜨거운 햇빛을 피하기 위해 

몸 전체를 덮는 긴 드레스 형태로 

외출복과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요.

  

1850년경에는 좀 더 짧아진 드레스에 

속바지를 입는 투피스가 등장했고 

1890년대에 들어서는 불편한 드레스 대신

몸매가 드러나는 수영복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파리 패션계의 영향으로 

수영복이 하나의 패션으로 인식되면서

다양한 디자인의 수영복들이 탄생했는데요.

  

1946년, 프랑스 파리의 패션 디자이너 루이 레아르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수영복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얼마 전 벌어진 한 충격적인 사건을 

떠올리는데요.

  

서태평양 마셜제도에 위치한 환상적인 산호섬, 

비키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일이었습니다.

  

미국은 1946년부터 58년까지 

비키니 섬에 스물세차례의 원자폭탄을 투하하며 

원폭실험을 진행했고 이로 인해 비키니 군도의 섬 

3개가 지도상에서 사라졌는데요.

  

이 사건에 영감을 받은 루이 레아르가

자신의 수영복에 비키니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겁니다.

  

몸의 대부분이 노출된 수영복은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파격이었기 때문에

모델들조차 비키니 입기를 꺼렸는데요.

  

루이 레아르는 결국 

19세의 누드 댄서인 미셸린 베르나르디니를 섭외해

한 수영복 대회에서 비키니를 선보였고

이 신개념 수영복은 

실재로 비키니 섬의 원폭 실험만큼이나

세상의 관심을 끌게 됩니다.

  

하지만 로마 교황청은 

비키니가 부도덕하다며 비난했고

스페인과 이탈리아, 포르투갈은

비키니 착용을 법으로 금지하기까지 했죠.

  

비키니는 1950년대에 이르러서야 

유럽과 미국에 보급됐고

대중문화 속에 비키니가 자주 등장하면서 

점차 대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당대 여성들조차 반발했던 비키니가 

유행한데에는 비키니에 부여된 

여러 가지 상징성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과감한 노출이 수반되는 탓에

비키니는 여성 해방을 상징했고 

싱그러운 젊음을 의미하기도 했는데요.

  

1960년대에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으로 

여성들이 즐겨 입었다고도 합니다. 

  

이제는 하나의 패션으로 사랑받고 있는 비키니,

  

올 여름에는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한번쯤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선민지 문화캐스터 mjsun@ebs.co.kr / EBS NEWS